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라이딩 인생 솔직 리뷰 (워킹맘, 육아, 갈등)

gobalnews 2025. 3. 25. 22:00

iMBC 연예뉴스 사진

ENA 드라마 ‘라이딩 인생’을 본 순간, "이건 내 이야기야"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. 대치동이라는 익숙한 공간, 육아와 직장 사이에서 흔들리는 엄마의 모습, 그리고 자꾸만 미뤄지는 ‘나’라는 존재까지. 이 드라마는 그저 텔레비전 속 허구가 아니라, 우리 삶을 그대로 들여다보는 거울처럼 느껴졌다. 이 리뷰에서는 시청자의 입장에서 ‘라이딩 인생’이 어떻게 우리 마음을 흔드는지, 어떤 장면에서 눈물이 났는지 진솔하게 이야기해보려 한다.

우리 집 이야기 같았던 ‘정은이’

정은이를 보며 처음에는 "왜 저렇게까지 열심히 살아?"라는 생각이 들었다. 하지만 드라마가 진행될수록, 그 열심 속엔 ‘엄마라서’가 아닌 ‘사람으로서’ 살아남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다는 걸 알게 됐다. 일 끝나고 밤늦게 아이 숙제 봐주고, 학원 앞에서 눈치 보며 다른 엄마들 사이에서 허둥지둥하는 모습이 정말 너무 현실적이다. 나 역시 직장에서는 프로지만 집에서는 늘 뭔가 부족한 엄마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기에, 정은이의 눈물과 좌절이 남 얘기처럼 느껴지지 않았다.

특히 3회에서 지아의 자전거 학원 선택 장면은 많은 워킹맘들에게 질문을 던진다. "나는 아이에게 정말 필요한 걸 해주고 있는 걸까?" 단순한 교육 이야기가 아니라, 내 아이의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, 엄마로서의 기준을 다시 생각하게 했다. 이 장면에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면, 당신도 이미 이 드라마에 깊이 빠진 것이다.

눈물 나게 섬세한 연출

‘라이딩 인생’은 자극적인 사건 없이도 감정을 툭툭 건드린다. 카메라가 정은이의 피곤한 얼굴을 클로즈업할 때, 대사 한 줄 없이도 그녀가 얼마나 지쳤는지 느껴진다. 지아와 함께 있을 때의 표정 변화, 남편과 대화할 때의 억눌린 감정 등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가 공감대를 자극한다.

나는 한 장면에서 유난히 울컥했다. 지아가 “엄마, 나도 엄마랑 놀고 싶어”라고 말하던 순간. 바쁜 일상에 치여 아이가 뭘 느끼는지도 제대로 몰랐던 내 모습이 겹쳐졌기 때문이다. 육아라는 단어는 종종 ‘사랑’으로 포장되지만, 이 드라마는 그 안에 숨어 있는 미안함, 피로, 죄책감까지 조용히 꺼내 보여준다.

음악과 연출도 감정을 북돋운다. 서정적인 배경음악, 잔잔하게 흐르는 씬 전환이 마치 영화처럼 느껴질 정도다. 덕분에 몰입도가 엄청나다. 단순한 가족 드라마라고 생각하고 보기 시작했다면, 1화만으로 생각이 완전히 바뀔 것이다.

엄마들의 갈등, 그 이면의 이야기

‘라이딩 인생’은 단순히 엄마들의 학원 전쟁을 그리지 않는다. 그 이면에는 ‘내가 나로서 존재할 수 있는가’라는 깊은 질문이 있다. 정은이와 주변 엄마들 사이의 미묘한 경쟁, 소외감,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의심은 우리 모두가 겪어본 감정일 것이다.

어느 순간, 우리는 육아와 직장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다. 드라마는 이 문제를 드러내는 데 머무르지 않고, 캐릭터들의 변화를 통해 그 안에서 길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. 이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.

남편과의 갈등도 현실적이다. ‘누가 더 힘든가’가 아닌, ‘서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’ 데서 비롯된 감정의 골. 드라마는 이 갈등을 소모적으로 그리지 않고, 부부가 함께 성숙해지는 계기로 삼는다. 그래서 ‘라이딩 인생’은 단순히 워킹맘 드라마가 아니라, 진짜 가족 드라마다.

‘라이딩 인생’을 보고 나면,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. 꼭 워킹맘이 아니어도, 지금 누구의 엄마, 아빠, 혹은 자식으로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이 드라마는 따뜻한 공감과 질문을 던져준다. 가끔은 눈물 흘릴 수 있어야 삶이 가볍다. 바쁜 하루 끝에 조용히 ‘라이딩 인생’ 한 편, 꼭 추천하고 싶다.